… “짐이 국가를 맡게 됨은 오직 선대 임금들께서 적경積慶하신 덕이니, 조상의 덕에 보답하는 일을 힘쓰지 않아서는 안되겠노라.
신하와 백성들 가운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거나 혹은 스스로 죽은 자 가운데 제사를 지내주지 못해 저승길에서 굶주리고 구제받을 수 없는
이들을 생각하니 매우 가련하도다.
이에 옛 절에 수륙도량을 마련하고 해마다 재를 베풀어서 선대 임금의 명복을 빌고 또한 중생들도 복되게 하고 싶으니 너희들이 가서 합당
한 곳을 살펴보라.” … “(삼각산과 도봉산의) 사찰 가운데 진관사가 가장 뛰어납니다.” … 2월 신묘일에 주상께서 친히 거둥하여 보시고 삼단三壇의 위치를
정하셨으며, 3월 무오일에 또한 거둥하여 보셨는데, 가을 9월에 공사가 끝났다. 삼단이 모두 3칸 집인데, 중단과 하단 두 단은 좌우에 욕실이 각각 3칸이 있고
하단은 좌우에 별도로 조종의 영실을 각각 8칸씩 설치하였으며, 대문 행랑 부엌 곳간 등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 없어 모두 59칸이라, 사치스럽지도 않고
누추하지도 않아 제도에 맞았다. 이달 24일 계유에 주상께서 또한 친히 거둥하여 보시고 28일 정축에 신 권근을 불러 그 시말을 기록하여 후세에 보이도록 하셨다 … .